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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즐거움: 책 리뷰/어른

임신의 실체를 에세이로 담아낸,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by 송해나)

제목: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저자: 송해나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사회는 여성에서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출산을 하는 여성에 대한 관심은 얼마나 있을까요? 임신의 과정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떤 고통을 겪는지, 사회에서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 책은 SNS 형태로 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담고 있습니다.

 

송해나 작가님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이십니다. 사회에서는 '아줌마' 또는 '애 엄마' 라고 부르지만, 스스로를 술과 요리를 좋아하는 자연인, 차별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로 칭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나'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그 역할에 한정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나를 누군가의 딸, 어디 회사의 사원, 누구 엄마로 불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책에서는 임신 중 주차별로 겪는 다양한 일에 대해 말합니다.

 

6주차.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

여성의 몸은 여성의 것이고, 여성의 삶은 여성이 결정해야 한다. 원치 않게 이뤄진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권리는 여성에게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낙태죄의 오만함에 분노한다. 마찬가지로 임신한 나의 몸도 나의 것이고, 나의 결정이다. 임신의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에게 '낙태'하라는 말은 참 쉽지만, 이것은 우리에게 어떤 해방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나의 임신 결정에 타인이 하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까지 굳이 이야기해야 할까.

 

8주차. 입덧의 절정기, 사람들이 나를 싫어해

이걸 아빠는 이렇게 회고했다. 네 엄마는 임신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멀쩡하더니 병원에서 임신이라고 한 순간부터 별 거에 다 웩웩거리더라. 얼마나 유난이었는지. 아빠는 내가 엄마 닮아서 꾀병이나 부리고 유난 떤다고 비아냥거린다.

 

20주차. 생명체, 남편의 서포트

사실 남편은 임신 당사지인 나와 가장 친밀한 사람이자 배 속 아기의 공동양육자이므로, 물이 항상 젖어 있는것 처럼 당연히 이 짐을 나눠 져야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남편 신화에서나 등장하는 유니콘 같은 존재라 말하며 신기해한다. 제아무리 수고하는 남편이래도 임신 당사자만큼은 못하다. 내가 손가락만 까닥거리며 밥만 먹고 잠만 자더라도 말이다. 아기와 함께하는 행복은 거저로 오지 않는다. 당신이 남성일지라도 말이다.

 

26주차. 출산해야 나아요, 임신하면 다 아파요

내 엉덩이 통증엔 마사지도, 스포츠테이핑 요법도, 스트레칭도, 요가도 도움이 안 됐다. 여기저기 물어도 보고, 인터넷에 검색도 해보았지만 한결같은 대답이다. "출산해야 나아요"

 

34주차. 오줌, 부끄러움, 상처

언제부턴가 그날 입고 나간 임부 레깅스를 벗어보면 가랑이 부분에 오줌 자국이 나 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 그렇다. 나도 모르는 틈에 오줌이 새는 것 같다.

 

출산

갓 태어난 아기는 신생아실에, 나는 산후 회복을 위해 병실로 이동했다. 침대에 가만 누워, 아무런 정보 없이, 사회의 존중 없이, 아기를 낳고서 죽거나 병든 여성들을 생각했다. 그 동안 사회는 뭘 했고 우리는 어디쯤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여기에 있는데 말이다.

 

[최종평]

저는 임신의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모르는 것이 많았습니다. 임신을 한 여성이 겪는 신체적인 변화, 사회적인 시선, 부족한 제도 등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 많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임신의 실체에 대해 여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임산부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알고, 그들을 배려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함께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 를 읽고 고민할 수 있는 사회가 하루 빨리 오길 기도합니다.

 

[연관 추천 웹툰]

네이버 웹툰-아기 낳는 만화

네이버에서 연재했던 웹툰으로, 임신을 하는 동안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웹툰으로 담아냈습니다. 이 책과 함께 보면 공백 백배일 듯한 웹툰입니다.